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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LOGUE
고속도로의 반란
오후 3시 15분. 경주-서울 고속도로 대구 인근. 한 자동차 회사의 신형 자율주행 자동차가 시험 주행 중입니다. 차량은 음성 명령(Wi-Fi), GPS 기반 위치 추적, 5G 네트워크 신호 감지, 블루투스 기반 스마트키 통신 등 수십 개의 무선 통신 기술을 동시에 사용하고 있습니다.
한 발명가가 회사의 법무팀에 전화를 걸었습니다. "당신 회사가 제 특허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그는 자신이 보유한 Wi-Fi 특허 3건, 5G 특허 5건, GPS 기술 특허 2건에 대한 침해를 주장했습니다. 흥미로운 것은 이것이 단독이 아니었다는 점이었습니다. 같은 차량에 대해 동시에 27개의 서로 다른 특허 침해 통보가 도착했습니다. 각각의 주장자는 자신이 보유한 표준필수특허(SEP, Standard Essential Patent)의 침해를 이유로 로열티를 요구했습니다.
차량이 사용하는 각 무선통신 표준 — 5G, Wi-Fi 6, Bluetooth 5.1, GPS — 마다 수백 개에서 수천 개의 SEP가 존재했습니다. 그리고 그 특허들은 대부분의 경우 서로 다른 회사가 보유하고 있었습니다. 이것이 2025년 자동차 산업이 직면한 현실이었습니다. 자동차 한 대를 만드는 데 수십억 원의 특허 로열티를 지불해야 하는 구조가 완성되어 있었던 것입니다.
침묵의 전쟁
표준필수특허 분쟁은 이미 스마트폰에서 시작되었고, 이제 자동차로 번지고 있습니다
CHAPTER 1
표준필수특허란 무엇인가
표준필수특허(SEP)를 이해하려면 먼저 '표준'을 알아야 합니다. 기술 표준이란 무엇인가? 스마트폰의 Wi-Fi 기능을 생각해보세요. 스마트폰이 무선 인터넷에 연결되려면, 특정한 통신 방식을 따라야 합니다. 그것이 'Wi-Fi 표준'입니다.
이 표준은 IEEE(미국전기전자학회) 같은 국제 표준 기구가 정합니다. 표준을 만들 때, 기업들의 기술자들이 참여해서 함께 결정합니다. 이 과정에서 많은 기업들이 자신들의 특허 기술을 표준에 포함시키려고 노력합니다. 왜? 그 표준이 산업 표준이 되면, 그 특허를 사용하는 모든 기업이 로열티를 지불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문제는 다음과 같습니다. 표준에 포함된 특허들 중 일부는 '필수(essential)'가 됩니다. 즉, 그 표준을 구현하려면 반드시 그 특허를 써야 한다는 뜻입니다. 이를 'SEP(Standard Essential Patent)'라고 부릅니다. 예를 들어, 5G 통신을 하려면 특정 변조 기술을 사용해야 하는데, 그 기술이 특정 회사의 특허라면, 모든 5G 제품 제조사가 그 특허 사용료를 지불해야 합니다.
표준필수특허의 핵심 특징
1) 표준을 구현하려면 사용이 필수적입니다. 2) 회피(designing around)가 불가능하거나 매우 어렵습니다. 3) 경쟁력이 높아 시장 주도권을 가집니다. 4) FRAND 조건(Fair, Reasonable, Non-Discriminatory)으로 라이선싱되어야 합니다.
여기서 'FRAND'라는 개념이 중요합니다. SEP를 표준에 기여한 기업들은 '공정하고, 합리적이며, 차별 없이' 라이선싱해야 한다는 약속입니다. 하지만 '공정하고 합리적'이 무엇인지는 상당히 모호합니다. 이것이 지난 15년간 SEP 분쟁의 핵심이 되었습니다.
2024년 말 기준, 5G 표준에만 수만 개의 SEP가 존재한다고 추정됩니다. Wi-Fi 6이나 Bluetooth에도 수천 개 단위의 SEP가 존재합니다. 그리고 더 중요한 것은 이들이 서로 겹친다는 점입니다. 한 제품이 5G + Wi-Fi 6 + Bluetooth를 모두 사용하면, 수백 개의 SEP를 동시에 침해하는 '상황'이 만들어집니다.
CHAPTER 2
스마트폰 전쟁에서 배운 교훈
SEP 전쟁의 가장 유명한 예는 스마트폰 산업이었습니다. 2010년대 초반 Apple, Samsung, Motorola, Nokia 등 스마트폰 제조사들이 벌인 특허 싸움은 특허사 중에서도 가장 치열했습니다.
가장 유명한 사례는 Apple vs Samsung의 무한 소송이었습니다. 2011년부터 시작된 이 소송은 10년 이상 진행되었습니다. 그 과정에서 Qualcomm의 역할이 커졌습니다. Qualcomm은 스마트폰에 필수적인 4G/LTE 칩셋 설계와 관련된 수천 개의 SEP를 보유하고 있었습니다.
회사보유 SEP 수주요 표준
Qualcomm12,000+4G, 5G, Wi-Fi
Nokia9,000+4G, 5G
Samsung6,500+3G, 4G, 5G
LG4,300+4G, 5G
Intel2,100+4G, 5G
KEY INSIGHT
스마트폰 전쟁에서 강력한 SEP 포트폴리오를 가진 회사(Qualcomm)가 협상력을 독점했습니다. 이것이 이후 산업 패턴의 모델이 되었습니다.
스마트폰 전쟁의 결과는 흥미로웠습니다. 2015년 Qualcomm과 Apple은 합의에 도달했습니다. 합의액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추정 로열티는 스마트폰 판매가의 상당 부분을 차지했으며, 한 대당 수십 달러 수준의 로열티가 부과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 합의는 업계에 큰 영향을 미쳤습니다. 만약 스마트폰 한 대당 $50의 SEP 로열티가 필수라면, 다른 제조사들도 비슷한 비율을 지불해야 한다고 예상되었습니다. 이는 스마트폰 제조사의 이윤을 상당 부분 압축시키는 결과로 이어졌습니다.
WATCH OUT
SEP 로열티 누적의 위험 — 스마트폰에 포함된 여러 무선통신 표준(5G, Wi-Fi, Bluetooth)에 대해 각각의 SEP 보유자들이 로열티를 요구할 수 있습니다. 누적 로열티(Royalty Stacking)로 인해 제품의 최종 가격이 급등하고 제조사의 마진이 위협받을 수 있습니다.
"SEP 라이선싱의 문제는 '공정성(FRAND)'의 정의가 모호하다는 것입니다"
CASE REFERENCE
2019년 한국 공정거래위원회는 Qualcomm을 과징금 처벌했습니다. 이유는 높은 로열티율, 차별적 대우, 번들 강요 등 FRAND 의무를 위반했다는 것이었습니다. 이는 SEP 라이선싱의 남용에 대한 글로벌 규제의 신호탄이 되었습니다.
또한 스마트폰 산업은 SEP 라이선싱의 또 다른 문제점을 보여주었습니다. 핵심 칩셋(baseband chip) 제조사인 Qualcomm이 거의 모든 로열티 협상에서 중심이 되었다는 점이었습니다. 이는 세 가지 문제를 낳았습니다:
1 높은 로열티율
Qualcomm이 강대한 지위를 이용해 높은 로열티를 요구할 수 있었습니다.
2 차별적 대우
자신의 자회사(Qualcomm Semiconductor)에는 낮은 로열티를, 경쟁사(Apple, Samsung)에는 높은 로열티를 부과했다는 의혹이 제기되었습니다.
3 번들 강요
기업들이 자신의 칩셋을 구매하지 않으면 로열티를 인상한다는 의혹도 있었습니다.
결국 2015년 미국 FTC(Federal Trade Commission)가 Qualcomm을 조사했고, 2019년 한국 공정거래위원회도 Qualcomm에 과징금을 부과했습니다. 유럽연합도 마찬가지였습니다. 하지만 이들 조사와 제재 속에서도 SEP 로열티 문제는 해결되지 않았습니다. 문제는 더 깊었기 때문입니다.
스마트폰 전쟁이 남긴 것
2010~2015년 스마트폰 SEP 분쟁으로 인한 전 세계 소송 비용은 천문학적 수준에 달했습니다. 기술 혁신보다 특허 싸움에 더 많은 자원이 투입되었다는 뜻이었습니다. 이 교훈이 자동차 산업에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CHAPTER 3
자동차 산업: 새로운 전장
2020년 이후, SEP 분쟁의 중심이 자동차 산업으로 이동했습니다. 이유는 간단합니다. 자동차가 급속도로 '무선통신 기기'로 변모했기 때문입니다.
현대적 자동차는 다음과 같은 무선통신 기술을 사용합니다:
1 5G/4G LTE
차량 간 통신(V2V), 차량-인프라 통신(V2I)
2 Wi-Fi 6
주변 기기와의 연결,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3 Bluetooth 5.1
키리스 진입, 핸드폰 연결
4 UWB(Ultra-Wideband)
정확한 위치 추적
5 GPS/GNSS
위치 파악
6 NR(New Radio) for C-V2X
차량 간 직접 통신
각 표준마다 수백 개에서 수천 개의 SEP가 존재합니다. 그리고 이들은 서로 다른 회사가 보유하고 있습니다. 자동차 한 대가 최신 기술을 모두 탑재하려면, 최소 50~100개의 서로 다른 SEP 보유자로부터 라이선싱을 받아야 합니다.
2024년 기준, 자동차 한 대에 탑재되는 통신·센서 기술에 대한 SEP 로열티는 5G/4G, Wi-Fi/BT, GPS/UWB 등을 합산하면 상당한 수준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업계 분석에 따르면 이 금액은 스마트폰 한 대당 SEP 로열티와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높습니다.
KEY INSIGHT
자동차 한 대당 누적 SEP 로열티는 스마트폰 시대와는 비교가 안 될 정도로 높습니다. 이것이 자동차 산업 전체의 수익성을 위협하는 새로운 변수입니다.
글로벌 자동차 판매량을 고려하면, 자동차 산업의 전 세계 SEP 로열티 시장 규모는 스마트폰 산업의 SEP 로열티 시장보다 수배에서 십수 배 이상 클 것으로 추정됩니다.
더 문제가 되는 것은 자동차 산업의 구조가 스마트폰과 다르다는 점입니다. 스마트폰은 소수의 거대 기업(Apple, Samsung, Xiaomi)이 대부분의 시장을 차지합니다. 반면 자동차 산업은 수백 개의 완성차 제조사와 수천 개의 부품 제조사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이 모두가 SEP 로열티를 지불해야 합니다.
자동차 SEP의 새로운 문제: Avanci 플랫폼
2019년 Nokia, Qualcomm, Ericsson 등이 'Avanci' 플랫폼을 만들었습니다. 이는 자동차 산업을 위한 SEP 라이선싱 플랫폼입니다. 목표는 "완성차 제조사가 여러 개의 SEP 보유자와 개별 협상하지 않고, 한 번의 협상으로 라이선싱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비판자들은 이를 "SEP 보유자들의 카르텔"이라고 부릅니다.
CHAPTER 4
FRAND 전쟁: '공정한' 로열티가 얼마인가
SEP 전쟁의 가장 복잡한 부분은 'FRAND 로열티율'의 정의입니다. Fair, Reasonable, Non-Discriminatory. 그런데 이 세 단어가 실제로 무엇을 의미하는가?
'Fair(공정한)'는 무엇인가? 특허의 가치는 누가 결정하는가? SEP 보유자는 자신의 특허가 핵심적이라고 주장합니다. 라이선시(사용 기업)는 그렇지 않다고 주장합니다. 2010년대 초반 이 문제가 심화되면서 업계는 'Reasonable Rate' 결정을 위한 다양한 방법론을 시도했습니다.
가장 널리 사용되는 방식은 '실시료 구조(Royalty Stacking)'입니다. 이 방식에서는 모든 SEP 로열티를 합산했을 때 제품 가격의 몇 퍼센트를 넘지 않아야 한다고 봅니다. 스마트폰의 경우 이 한계를 일정 비율 이내로 설정했었습니다. 자동차의 경우 차량 제조가 중 어느 정도가 'reasonable'한가를 논쟁하고 있습니다.
더 복잡한 문제는 'Non-Discriminatory(차별 없음)'입니다. 이는 이론상 모든 기업에게 동일한 로열티율을 적용해야 한다는 뜻입니다. 하지만 현실은 다릅니다. Qualcomm은 자신의 칩셋을 구매하지 않는 기업에게 높은 로열티를 요구했습니다. 이를 "최혜국 조항(most-favored-nation clause)"이라고 부르며, 경쟁 정책 위반이라는 비판을 받았습니다.
결과적으로 FRAND 로열티를 둘러싼 분쟁은 전 세계 법원에서 진행 중입니다. 특히 주목할 점은 미국, 유럽, 일본, 한국의 법원이 내린 판정이 모두 다르다는 점입니다.
관할권관점특징
미국SEP 보유자 친화적높은 로열티율 인정
유럽균형잡힌 접근FRAND 엄격히 적용
일본라이선시 친화적낮은 로열티율 강제
한국미국과 유사판례 많지 않음
2024년 12월, 유럽연합이 'SEP 규제 제안'을 발표했습니다. 핵심은 다음과 같습니다:
1 SEP 보유자의 '경고 의무'
특허가 표준에 포함되면 즉시 표준 기구에 알려야 합니다.
2 '중립적 중재'의 활성화
FRAND 로열티 분쟁을 법원이 아닌 중재로 해결하도록 권장합니다.
3 'Royalty Stacking' 규제
모든 SEP 로열티의 합이 제품 원가의 특정 비율을 넘지 않도록 합니다.
이 제안이 통과되면 자동차 산업의 SEP 로열티 구조가 크게 바뀔 것입니다.
한국 기업에 영향
삼성, LG, 현대기아, SK하이닉스 등 한국 기업들은 SEP 보유자이자 라이선시 둘 다입니다. 예를 들어 삼성은 수천 개의 5G SEP를 보유하면서, 동시에 자동차 소프트웨어를 위해 Qualcomm의 SEP를 라이선싱 받아야 합니다. 유럽의 신규 규정은 한국 기업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요?
CHAPTER 5
기업 전략: 자동차 산업의 미래
자동차 산업은 SEP 로열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여러 전략을 시도 중입니다.
WRITTEN B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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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민 변리사
이창민 변리사
대표 변리사
학력
연세대학교 전기전자공학과 (2014)
KAIST 지식재산대학원 (경영석사)
경력
前 리앤목 특허법인 변리사 (2013–2015)
前 파이 특허법률사무소 변리사
前 바디프랜드 IP전략실 실장
前 에스제이파트너스 대표변리사
現 아이피링크파트너스 대표변리사 (2023~)
활동 및 자격
現 기술경영투자클럽 LP
前 창업진흥원 초기창업패키지 심사위원
前 50회 변리사 시험 검토위원
대한민국 변리사 (2012) · KPAA · APAA
정예혁 변리사
정예혁 변리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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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력
한국해양대학교 운항시스템공학부 (2006)
경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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前 서강대학교 기술지주 투자심사역
前 고려대학교 산학협력단 변리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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前 대한해운㈜
現 아이피링크파트너스 대표변리사
활동 및 자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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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3회 출제문제 검토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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